


AI가 캠페인 성과를 분석하고 다음 액션을 제안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죠. 하지만 분석할 대상을 사람이 정하고, 제안을 사람이 실행하고, 결과까지 사람이 평가한다면 어떨까요? 기존 워크플로우 위에 AI라는 도구를 하나 더한 것일 뿐, 근본적인 업무 방식은 여전히 변한 게 없어요.
따라서 AI가 데이터와 맥락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한 뒤, 그 결과를 다음 판단에 반영하려면 일하는 구조부터 달라져야 해요. 마케팅 데이터의 기반인 MMP도 과거의 성과를 측정하는 도구를 넘어, AI가 다음 실행을 배우는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핵심 포인트
새로운 기술은 익숙한 업무에 도구 하나를 더하는 것만으로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워요. 기술의 특성에 맞춰 기반을 다시 설계해야 기존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어요.
1880년대 직물 공장에서는 증기 기관이 천장의 긴 축인 ‘라인 샤프트’를 돌리고, 모든 기계가 이 축에 연결돼 움직였어요. 기계를 축 가까이에 배치해야 했고, 축이 멈추면 공장 전체가 함께 멈췄죠.
전기가 들어온 뒤에도 공장은 한동안 전기 모터로 기존 라인 샤프트를 돌렸어요. 동력원만 바뀌었을 뿐 공간의 제약과 기계 사이의 의존성은 남았죠.
변화는 공장 전체에 배선을 깔고 기계마다 개별 모터를 달면서 시작됐어요. 동력원만 바꾸는 데서 벗어나 공장 구조 전체를 다시 설계하기까지 30년이 걸렸죠. 기술 도입보다 기반 재설계가 훨씬 어렵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죠.
“새로운 기술을 기존 구조에 얹는 것만으로는 그 구조가 가진 제약을 없앨 수 없어요.”

새로운 기술로 기존의 기반을 다시 쓰려면 3가지 질문에서 시작해야 해요.
전기는 배선을 따라 이동해 필요한 곳에서 동력으로 바뀔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하려면 공장의 배선과 기계 배치를 다시 설계해야 했어요.
그렇다면 AI는 어떨까요? AI는 사람의 시간과 숙련도, 처리량의 제약을 줄일 수 있어요. 가능성을 키우려면 사람이 모든 단계를 일일이 지시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해요.
이 3가지 질문을 먼저 작은 업무에 적용해봤어요. 대상은 2주마다 약 30건의 법인카드 적요를 입력하는 일이었는데요. 한 번 작업하는 데 보통 10분에서 30분 정도 걸렸죠. 여기에 AI를 적용해 보기로 했어요.

AI가 거래 내역과 캘린더, 경비 정책을 확인해 적요를 판단하게 했어요. 그리고 확실한 내용은 직접 입력하고 모호한 내용만 슬랙으로 질문한 뒤, 결과를 검증해 다음 판단을 위한 로그로 남겼어요.

“AI로 지적 노동을 다시 쓸 때 하나의 원칙을 추출해볼 수 있습니다. AI가 데이터와 맥락을 기반으로 판단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자동화 자체보다 판단과 실행, 평가가 이어지고 그 기록이 다음 판단을 개선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했어요. 이 구조가 마케팅 워크플로우를 다시 쓰는 출발점이 됐어요.
마케팅에서도 판단, 실행, 평가의 순환은 평가 기준에서 시작해요. AI가 성과를 평가하려면 어떤 실행이 결과를 만들었는지 나눠볼 수 있는 데이터와, 어떤 결과를 좋은 성과로 볼지 결정하는 조직의 맥락이 필요해요.
설치 수나 D30 매출 같은 합계만 보면 결과는 알 수 있지만 원인은 찾기 어려워요. 지표를 채널, 캠페인, 소재처럼 충분히 잘게 나눠야 어떤 실행이 성과를 만들었는지 평가할 수 있어요. 저희는 이러한 역량을 ‘쪼개빌리티’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MMP는 이러한 평가 환경을 제공해 왔어요. 에어브릿지는 현재 330개의 지표와 데이터를 캠페인·소재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 100개의 분석 기준인 ‘그룹바이’를 제공해요. 2026년 6월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지표를 만드는 커스텀 지표를 추가했고, 커스텀 그룹바이도 2026년 안에 제공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데이터를 잘게 나눈 것만으로 어떤 결과를 좋은 성과라고 판단할 수는 없어요. 그 판단에는 조직의 목표와 제약이 필요해요.
한 캠페인의 설치 수가 35% 늘고 CPI가 22% 줄었다고 가정해볼게요. AI가 이 수치만 보면 성과가 개선됐으니 예산을 확대하자고 제안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목표가 유료 구독 고객을 늘리는 것이고 신규 고객의 D30 구독 매출을 우선한다면 판단은 달라져요. CAC 페이백 기간은 6개월 이내여야 하고 월 예산은 1억 원을 넘을 수 없다는 제약까지 알고 있다면, AI는 조건을 충족한 소재와 세그먼트에만 예산을 재배분할 수 있어요.

AI가 조직의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하려면 목표와 우선순위, 제약 조건 등 맥락을 매번 참고할 수 있어야 해요. 숫자를 해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판단에 빠진 정보도 찾아야 하죠.
Airbridge Pilot은 조직의 목표와 제약을 담은 ‘퍼스널 인스트럭션(Personal Instruction)’을 답변마다 참고하고, 반복 업무를 저장한 ‘퍼스널 스킬(Personal Skill)’을 필요할 때 불러와요. 이를 바탕으로 지표를 세분화하고 부족한 정보를 확인한 뒤, 결과를 조직의 기준에 맞게 해석해요.
평가 기준을 세웠다면, 다음은 그 평가를 캠페인의 변화로 이어갈 차례예요. 예를 들어 AI가 특정 캠페인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해도, 예산이나 타기팅, 소재를 조정할 수 없다면 결과는 제안에 머물러요.
이처럼 AI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항목을 ‘레버’라고 해요. 어떤 캠페인을 만들거나 수정·중단할지, 예산과 타기팅을 어떻게 조정할지처럼 실행 가능한 선택지를 정의해야 AI의 판단이 실제 워크플로우를 바꿀 수 있어요.
마케팅의 실행 레버는 캠페인 단위의 5가지 선택과 캠페인의 구성 요소를 바꾸는 5가지 선택으로 나눌 수 있어요.

각 레버에 필요한 데이터와 맥락을 연결해야 AI의 판단이 실제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이 가운데 타겟팅에는 더 정확한 전환 신호를 활용하고, 랜딩 경험에는 광고 유입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를 적용할 수 있어요.
광고 매체는 전달받은 전환 신호를 바탕으로 어떤 사용자를 다음 광고 대상으로 찾을지 학습해요. 따라서 모든 전환을 보내는 것보다 실제 성과를 나타내는 신호를 골라 보내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게 매체가 무엇을 성공으로 학습할지 설계하는 일을 ‘시그널 엔지니어링’이라고 해요.
구매나 구독 직후 취소가 발생하는 앱에서 모든 구매 이벤트를 매체에 보내면, 취소된 전환까지 성공으로 학습될 수 있어요. Airbridge Signal Studio의 ‘Signal Hold’는 구매 이벤트를 곧바로 보내지 않고 취소 여부를 확인한 뒤 유효한 이벤트만 매체에 전달해요.
클로즈 베타에서 Signal Hold를 사용한 한 구독 앱은 구독 이벤트가 120% 증가하고 CPI가 20% 감소했어요. 취소되지 않은 구독을 성공 신호로 전달하자 매체가 다음 타겟을 학습하는 기준도 달라졌어요.

전환 신호가 매체가 찾는 사용자를 바꾸는 레버라면, 랜딩 경험은 그렇게 유입된 사용자가 앱에서 무엇을 경험할지 바꾸는 레버예요.
레비뉴캣(RevenueCat)의 구독 앱 데이터를 보면 체험판 시작은 앱을 처음 이용한 날에 집중돼 있어요. 첫날 체험판을 시작하지 않은 사용자는 이후에도 시작할 가능성이 낮아요. 그만큼 신규 사용자가 처음 마주하는 경험이 중요해요.
하지만 이용 이력이 없는 신규 사용자를 첫날부터 개인화하기는 어려워요. 이때 MMP가 보유한 광고 터치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어요. 사용자가 어떤 광고를 언제, 어디에서 접했는지를 인앱 행동과 함께 보면 인앱 데이터만 활용할 때보다 앱 진입 후 3일 내 구매 가능성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요.
Entry API는 이 과정을 2단계로 연결해요. 먼저 광고 터치포인트와 인앱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 사용자의 구매 가능성을 예측해요. 이어서 AI 디자이너가 앱과 업종, 축적된 데이터의 맥락에 맞는 온보딩 방식을 제안하고, 사용자에게 완료 가능성이 높은 경험을 연결해요.

사용자가 실제로 온보딩을 완료했는지는 다음 추천을 개선하는 데이터로 활용돼요. 광고 유입과 제품 온보딩을 하나의 학습 흐름으로 연결하면서, 신규 사용자 모두에게 같은 첫 화면을 보여주던 방식을 바꾸는 거죠.
지금까지 살펴본 타겟팅과 랜딩 경험은 10개 레버 가운데 2개예요. Entry API가 랜딩 경험이라는 하나의 레버를 담당한다면, MGS26에서 클로즈 베타로 공개한 ‘Airbridge GO(AI Growth Operator)’는 AI의 실행 범위를 캠페인 운영 전반으로 넓혀요.
앱 URL을 입력하면 AI가 캠페인 전략과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예산과 리포팅 방식을 설정해 실제 캠페인 발행까지 이어가요. MGS26 발표 당시에는 Google Ads, Meta, Apple Ads를 지원했어요.
캠페인 실행 결과는 에어브릿지 MMP에 다시 쌓이고, 다음 판단과 실행을 개선하는 데이터가 돼요. AI의 판단과 실행, 평가가 하나의 순환으로 이어지는 구조예요.

“AI가 증폭될 수 있도록 데이터와 맥락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실행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반으로 마케팅 워크플로우를 다시 써야 합니다.”
이제 MMP의 역할은 과거의 성과를 기록하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조직의 목표와 제약을 AI의 판단에 연결하고, 캠페인 실행 결과를 다음 판단의 데이터로 되돌려주는 기반으로 확장돼요.
앞으로 기업 간 차이는 AI 도입 여부보다 AI가 일하고 학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지에서 만들어질 거예요. 우리 조직의 MMP는 아직 결과를 보여주는 도구에 머물러 있나요, 아니면 다음 실행을 만드는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