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자는 늘어나는데 실제 제품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마케팅팀은 어떤 사용자가 유입됐는지 살피고 프로덕트팀은 초기 설정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요. 하지만 가입 전후의 데이터가 연결돼 있지 않으면, 사용자가 어떤 기대를 품고 들어와 어디에서 멈췄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요. 각 팀이 여정의 일부만 보다 보니 같은 문제를 두고도 서로 다른 원인을 짚게 되죠.
AB180도 에어브릿지(Airbridge)의 제품 주도 성장을 확대하면서 이 문제를 겪었어요. 두 팀은 함께 답할 질문을 정하고, 웹사이트 탐색부터 가입과 제품 사용까지 이어서 볼 수 있도록 데이터를 연결했어요.
📌 핵심 포인트
에어브릿지는 세일즈 주도 성장(Sales-Led Growth, SLG)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어요. 세일즈와 고객 성공 조직이 고객의 제품 도입과 활용을 돕는 방식이죠. 제품 주도 성장(Product-Led Growth, PLG)을 확대하면서는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탐색하고 가치를 경험하는 과정까지 살펴야 했어요.
마케팅팀은 데모 신청과 백서 다운로드로 리드를 확보하는 데 더해, 어떤 경로로 들어온 사용자가 제품을 꾸준히 쓰는지 확인해야 했어요. 그래야 다음에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프로덕트팀은 기능 사용량과 초기 설정 과정뿐 아니라 사용자가 가입 전에 어떤 콘텐츠를 보고 무엇을 기대했는지도 알아야 했어요. 초기 설정에서 멈췄더라도, 사용 방법이 어려운 것인지 기대했던 가치가 보이지 않는 것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죠.
이처럼 두 팀의 질문은 가입 전후에 걸쳐 있었어요. 각자의 분석을 실제 개선으로 연결하려면, 먼저 함께 확인할 질문과 그에 답할 데이터를 정해야 했어요.
에어브릿지는 개인 사용자의 행동뿐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조직이 제품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과정도 살펴야 했어요. 한 사람이 가입했다고 해서 조직이 실제 사용을 시작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팀은 사업 규모와 국가, 산업군 같은 조직 정보에 SDK 설치와 매체 연동 여부를 연결했어요. SDK는 앱에 넣어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개발 도구예요. 가입한 조직이 이런 초기 설정을 어디까지 마쳤는지 확인해야 제품 사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분석할 질문은 2가지로 나눴어요.

기존 데이터로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그대로 활용했어요. 여러 직무가 더 쉽게 읽어야 하는 데이터는 커스텀 이벤트나 속성으로 가공했고요.
질문에 답할 데이터를 정한 뒤에는 현황을 확인하는 일과 원인을 분석하는 일도 나눴어요. Amplitude 데이터를 연결한 Google Sheets에서는 일간·주간·분기별 지표로 이상을 빠르게 발견하고, 원인을 알아야 할 때는 Amplitude에서 더 깊게 분석했죠. 같은 지표 정의를 공유하되, 확인하려는 내용에 맞춰 분석 도구를 활용한 거예요.
다만 유입 경로와 가입 이후의 행동을 함께 분석하려면, 각 접점에 흩어진 데이터도 연결해야 했어요. 프로덕트팀이 질문과 데이터 구조를 정리하는 동안 마케팅팀은 이 작업을 진행했어요.
마케팅팀은 웹사이트, 제품 대시보드, 헬프센터에 나뉘어 있던 데이터를 쿠키 ID를 기준으로 연결했어요. 통합 프로젝트의 이름은 USA, ‘United Sites of Airbridge’였어요. 홈페이지에서 어떤 내용을 살펴본 사용자가 가입하고, 이후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어서 볼 수 있게 됐죠.

여정이 이어지자 콘텐츠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졌어요. 가입이나 클릭을 얼마나 만들었는지에 더해, 어떤 콘텐츠로 들어온 사용자가 제품을 꾸준히 쓰는지도 확인했어요. 특정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사용자의 리텐션이 높다면 해당 주제를 더 깊이 다루는 식으로 콘텐츠 전략에 반영했죠.
가입한 환경과 실제 사용 환경의 차이도 보였어요. 에어브릿지는 PC 중심 제품인데 모바일에서 가입하는 사용자가 예상보다 많았어요. 이에 모바일 가입자에게 PC에서 사용을 시작하도록 안내하는 이메일을 보내거나, 모바일에서는 이메일만 받고 PC에서 가입을 이어가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었어요.
연결된 여정은 콘텐츠 전략뿐 아니라 제품의 초기 설정을 개선하는 데도 활용됐어요. SDK 설치 단계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이전에는 초기 설정 전환율이 떨어지면 프로덕트팀은 설정이 어렵다고 보고, 마케팅팀은 기대가 다른 사용자가 들어왔다고 해석했어요. 하지만 가입 전후를 함께 분석하자 유입 경로에 따라 SDK 설치 단계의 통과율이 다르고, 설치를 마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은 앞 단계의 행동부터 다르다는 점이 보였어요.
이 차이가 생긴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Session Replay로 사용자의 화면 속 행동을 살피고 인터뷰도 진행했어요. 그 결과 상당수 사용자는 설치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SDK를 왜 설치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어요.
팀은 웹사이트에 들어온 시점부터 어떤 초기 설정이 필요하고, 그 설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작은 실험을 이어갔어요. 그 결과 3일이 넘던 첫 SDK 이벤트 수신까지의 시간이 70% 이상 줄었어요. 발표 당시에는 매주 가입하는 조직의 40% 이상이 SDK 설치를 완료했어요.

두 팀은 각자의 추측을 앞세우기보다, 사용자가 멈춘 이유를 함께 확인할 수 있었어요. 회의에서도 현황을 맞추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어떤 설명을 보완하고 무엇을 바꿀지 논의하게 됐죠.
“미팅에서 정렬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 위에서 이미 정렬한 채로 만나게 됐어요. 남은 미팅은 상태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다음 한 걸음을 정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김이현 Lead Product Manager)

같은 근거로 다음 행동을 정하려면, 여러 직무가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해요. AB180에서는 Session Replay로 같은 화면을 보며 문제를 논의하고, Amplitude AI에 자연어로 질문하거나 Slack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불러왔어요. PM과 마케터뿐 아니라 CS, Revenue Operations, 개발자와 디자이너도 분석과 공유에 참여했죠.
MGS26 발표 당시 AB180 임직원의 61.5%가 Amplitude를 이용하고 있었고, 직원들의 Amplitude 이용 리텐션은 83.3%였어요. Amplitude AI가 사내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뒤에는 차트 공유 비율이 이전보다 320% 상승했어요.

이 사례에서 달라진 것은 데이터를 보는 사람의 수만이 아니에요. 각 팀이 고객 여정의 일부를 보고 원인을 짐작하던 데서, 유입과 제품 사용을 함께 살펴 개선할 일을 정하게 됐어요.
고객 여정 분석은 사용자가 멈춘 지점을 찾고, 그 이유를 확인해 다음 개선으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어요. 가입 이후 제품 사용이 늘지 않는다면, 사용자가 어디에서 멈췄는지뿐 아니라 그 단계의 필요성과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