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포먼스 마케터는 매 캠페인을 과학자처럼 테스트해요. 어떤 소재가 효과적인지, 어느 채널이 실제 성과에 기여하는지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죠.
하지만 문제를 발견하는 것과 실제 캠페인을 빠르게 바꾸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무엇을 바꿔야 할지 알아도 기획과 제작, 집행과 리뷰를 거치는 사이 적절한 대응 시점이 지나가기 때문이에요.
에이전틱 AI가 발견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줄이는지는 2가지 질문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어요. 어떤 소재가 효과적인지 찾는 크리에이티브 테스트(Creative Testing)와 어느 채널이 실제 성과에 기여했는지 확인하는 채널 테스트(Channel Testing)예요.

📌핵심 포인트
광고 타겟팅은 광고를 어디에 노출할지 정하는 인벤토리 타겟팅에서 알맞은 사용자를 찾는 유저 타겟팅으로 발전해 왔어요. 이제 유저 타겟팅은 미디어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 됐어요. 이에 따라 퍼포먼스 미디어의 차별점도 크리에이티브 최적화(Creative Optimization)로 이동하고 있죠.
그래서 마케터가 가져야 할 질문은 더 이상 ‘누구에게 보여줄까’에 머물지 않아요. 알맞은 사용자에게 어떤 소재를 보여주고, 전환을 이끌기 위해 무엇을 바꿀지가 중요해졌어요.
유럽 최대 규모의 멀티모달 여행 앱 중 하나인 오미오(Omio)는 같은 캠페인에서 서로 다른 소구점을 담은 2가지 소재를 테스트했어요. 하나는 2유로부터 시작하는 요금을 강조한 가격 소구 소재였고, 다른 하나는 복잡한 유럽 교통을 하나의 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여준 페인 포인트 소재였어요.
페인 포인트 소재는 POV 형식의 훅과 간결한 카피, 매끄러운 UI 시연을 활용해 더 높은 IPM을 보였어요. IPM은 광고 노출 1,000회당 발생한 설치 수를 나타내는 지표예요. 반면 가격 소구 소재는 IPM이 낮았지만, 즉각적인 가치와 강한 첫 프레임, 간결한 CTA를 앞세워 더 높은 클릭률을 기록했어요.
같은 캠페인 안에서도 어느 하나를 절대적인 승자로 고르기는 어려워요. 소재마다 퍼널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강점과 약점을 보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크리에이티브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하나의 결과 지표가 아니라 노출부터 전환까지 이어지는 신호를 함께 읽어야 해요. 하나의 지표만 보면 승자와 패자를 나눌 수 있지만, 지표의 흐름을 보면 각 소재가 어디에서 강하고 약한지 알 수 있어요.
노출부터 전환까지 각 단계는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요. Hook Rate는 소재가 주목을 끌었는지, CTR은 클릭할 만큼 호기심을 유발했는지, 전환율(CVR)은 목표 행동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줘요. 이 흐름을 함께 보면 다음과 같은 3가지 유형으로 문제를 진단할 수 있어요.
이러한 진단은 전환을 구성하는 다음 계산식과도 연결돼요.
클릭 자체가 적다면 CVR 개선만으로 전환을 충분히 늘리기 어려워요. 반대로 클릭은 많은데 전환율이 낮다면 CTR을 더 높여도 랜딩페이지에서 발생하는 이탈 문제는 해결되지 않죠.
CTR이 병목이라면 소재의 페인 포인트와 즉각적인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강한 첫 프레임과 간결한 CTA로 클릭을 유도해야 해요. CVR이 병목이라면 광고와 랜딩페이지의 메시지를 맞추고 제품과 가격, 서비스의 가치를 분명히 제시해야 하고요.
이처럼 퍼널의 신호를 읽으면 어디를 바꿔야 하는지는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진단한 내용을 실제 소재에 반영하고 다시 테스트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또 다른 문제예요.
2024년 무렵에 애피어가 만난 한 글로벌 UA 조직은 룰 기반 디시전 트리로 캠페인을 관리했어요. KPI 달성 여부부터 타겟 시장과 수익화, LTV, 예산 운영, 소재 업데이트,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까지 차례로 점검하며 약 2주 동안 캠페인을 평가했죠.
이 과정을 거친 뒤에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캠페인을 중단했어요. 체계적인 절차였지만 한 번의 판단을 내리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리소스가 필요했어요.
좋은 소재를 빠르게 찾고 개선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 3가지 병목으로 정리할 수 있어요.
소재의 문제를 파악하더라도 개선안을 만들고 다시 검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 학습 속도를 높이기 어려워요. 에이전틱 AI가 개입하는 지점도 바로 이 진단과 실행 사이예요.
애피어(Appier)는 소재 테스트의 병목을 줄이기 위해 자체 에이전틱 AI를 개발했어요. 목표는 몇 주씩 걸리던 소재 분석과 개선안 설계를 첫날부터 시작하는 것인데요.
여기서 ‘첫날’은 모든 제작이 하루 안에 끝난다는 뜻이 아니에요. AI가 소재를 읽고 문제를 진단해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작업이 첫날부터 시작된다는 의미예요. 소재 생성부터 마케터의 최종 리뷰까지 이어지는 전체 사이클은 약 14일이에요.
먼저 시각언어모델(VLM, Visual Language Model)로 소재의 포맷과 훅, 톤, 오디언스, CTA 디자인, 모션 같은 요소를 읽어 태깅해요. 그다음 이 신호를 Hook Rate와 CTR, CVR 같은 캠페인 지표에 연결해 어떤 요소가 퍼널의 어느 단계에서 성과를 냈는지 학습해요.
이렇게 분석한 패턴은 개별 캠페인이 아니라 여행·엔터테인먼트 같은 버티컬 단위로 축적해요. 특정 브랜드의 데이터를 그대로 노출하지 않으면서 업계에서 통하는 패턴을 학습하기 위해서예요.
소재에서 읽은 신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애피어는 1,000곳이 넘는 글로벌 클라이언트의 산업별 베스트 프랙티스와 웹사이트·앱스토어에서 확인한 브랜드 정보, 기존 캠페인의 성과 데이터와 KPI를 함께 활용해요.
이 과정은 소재를 한 번 생성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아요. 다음 5단계가 반복돼요.
집행 결과가 다시 입력으로 돌아가면서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구조예요.
크리에이티브의 성과 신호와 AI 개선 과정을 설명하는 Appier 이보혁
이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볼게요.
애피어의 AI는 오프라인 주크박스를 디지털화한 한 서비스의 가로형 광고 영상을 분석했어요. 기존 영상은 메인 콘텐츠가 화면을 가득 채운 데다 CTA가 거의 노출되지 않아, 사용자가 앱을 인지하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단서가 부족했어요. AI는 이를 전환을 가로막는 지점으로 진단하고, 앱 로고와 버튼을 담은 전용 CTA 프레임을 새로 만들었어요.
새 소재에는 무엇이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태그가 붙고, 대시보드에는 AI가 내린 진단과 실행한 액션이 표시돼요. 또 다른 오미오 사례에서는 정방형 소재를 브랜드 가이드라인에 맞는 세로형 전면 소재로 확장하고, CTA를 노출하거나 제거할 시점까지 AI가 판단했어요.
“결국 AI가 소재 제작은 하지만, 저희는 마케터의 리뷰가 꼭 필요합니다.”
AI가 진단 근거와 개선안을 제시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소재를 사용할지는 마케터가 결정해요. 자동화의 목적은 사람의 판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근거를 더 빠르게 마련하는 데 있어요.
소재를 진단하는 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에요.
소재 진단과 제작으로 Creative Testing의 속도를 높였다면, 다음은 Channel Testing을 통해 개선한 소재를 집행한 광고 채널이 실제 증분 성과를 만들었는지 확인할 차례예요.
좋은 소재를 만들었다면 다음 질문은 그 소재를 집행한 채널이 실제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예요. 오미오의 한국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가 정점을 기록한 시점과 애피어의 노출 점유율이 정점을 기록한 시점은 서로 일치했어요.
하지만 두 지표가 함께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애피어의 광고가 다운로드 증가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광고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추가 성과, 즉 증분을 확인해야 하죠. 이후 고객사는 자체 증분 테스트를 진행해 애피어의 기여가 컸다는 점을 별도로 확인했어요.
기존에는 지역 기반 리프트(Geo-Lift), 캠페인 일시중지, 홀드아웃 그룹(Holdout Group), 고스트 비딩(Ghost Bidding) 같은 방법으로 증분을 측정했어요. 하지만 실험을 반복할 때마다 많은 리소스가 필요했고, 특히 광고를 중단해야 하는 방식은 마케터에게 부담이 컸어요.
애피어는 구글의 오픈소스 MMM인 Meridian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요. 소재와 인벤토리, 오디언스를 조합한 뒤 90%에는 광고를 정상적으로 노출하고, 나머지 10%는 의도적으로 광고를 노출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남겨요. 두 집단에서 나타난 성과의 차이를 증분으로 보고, 이를 지수화한 값이 iScore예요.
이 실험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다이나믹 홀드아웃 그룹을 계속 운영해 계절성과 외부 변수의 영향을 줄이면서 증분을 상시 측정해요. 소재와 인벤토리, 오디언스별 효과를 분석한 뒤 증분 성과가 높은 조합에 예산을 자동으로 재배분하고요.
유럽의 한 칼로리 관리 앱은 UA 캠페인의 구매 증분과 증분 ROAS를 함께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분석 결과 앱 보상형 비디오와 앱 전면 비디오에서 증분 효과가 높게 나타나 해당 포맷에 예산을 확대했어요. 반면 앱 배너에는 낮은 비용으로 필요한 노출 접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부 예산을 남겼죠.
그 결과 증분 구매 리프트 10%, 증분 ROAS 168%를 기록했어요.
좋은 소재는 한 번의 생성으로 완성되지 않아요. 소재의 신호를 읽고 개선안을 만든 뒤, 집행 결과를 다시 학습하고 해당 채널이 실제 증분을 만들었는지 검증해야 해요. 에이전틱 AI는 이 과정을 더 빠르게 반복하고 성과에 따라 예산을 재배분하도록 도와요.

그렇다고 마케터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생성된 소재를 채택할지 검토하고 다음 가설을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에요. AI가 소재와 데이터를 더 빠르게 분석할수록 마케터는 그 근거를 읽고 다음 실험을 결정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