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건수를 한 달 만에 40배 늘린 메시지는 무엇이 다를까요?
고객 데이터는 많지만, 이를 활용해 실제 성과를 만드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예요. 특히 유저의 행동과 맥락을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춰 CRM을 설계하려면, 단순히 툴을 잘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죠.
국내 대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또한 기존 CRM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AB180 컨설팅팀과 함께 유저 라이프사이클 기반 CRM 전략을 새롭게 설계했어요. 단순한 메시지 발송을 넘어 ‘서비스와 유저가 함께 호흡하는 CRM’을 실현한 결과, ROAS 40배와 ROI 197배 성장이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는데요.
CRM은 단순히 프로모션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유저 경험을 만드는 전략이에요. 와디즈는 이 전략이 제대로 작동했을 때, 운영 효율화와 성과 개선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걸 몸소 증명했어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와디즈에서 CRM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실무자 세 분의 이야기를 통해, CRM 고도화를 고민하는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인사이트를 전해드릴게요.
길태: 와디즈 회원 마케팅팀에서 서포터 대상 CRM을 운영하고 있는 김길태입니다. 서포터는 일반 사용자, 즉 펀딩에 참여하거나 스토어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서포터의 결제율이나 서비스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민경: 서포터 사이드에서 서비스 기획을 맡고 있는 차민경입니다. 서비스팀에서는 CRM 운영에 필요한 기술적인 기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케팅팀이 메시지를 설계하면, 그 메시지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 연동이나 기술 세팅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주영: 와디즈 메이커 그로스팀에서 메이커 대상 CRM을 담당하는 이주영입니다. 메이커가 와디즈 플랫폼에 처음 가입해서 펀딩을 등록하고 런칭하는 등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체 여정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메이커 멤버십 프로그램 운영, 그리고 메이커 전용 지면 곳곳에 있는 배너나 팝업 같은 콘텐츠 운영도 함께 담당하고 있어요.
길태: 이어서 회사 소개를 드리자면, 와디즈는 펀딩부터 스토어까지,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국내 대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입니다.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가진 메이커들이 초기 자본 없이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펀딩을 통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길태: 와디즈는 메이커(B2B)가 아이디어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서포터(B2C)가 이를 펀딩으로 응원하는 구조의 플랫폼입니다. 상품을 사입해서 파는 일반 이커머스와 달리, 제품 출시 전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어 창업 초기 메이커에게 특히 유용하죠.
민경: 펀딩 이후에는 앵콜 펀딩, 프리오더, 스토어 입점 등 다양한 경로로 확장할 수 있어요. 여러 번 펀딩을 진행하며 팬층을 쌓는 메이커도 많고, 이후 와디즈 스토어에 입점해 상시 판매로도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길태: 와디즈는 펀딩, 스토어, 광고, 메이커, 회원 등 비즈니스 영역별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고, CRM은 B2C 성격을 지닌 서포터 파트와 B2B 성격의 메이커 파트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포터 대상 CRM은 회원 마케팅팀에서, 메이커 대상 CRM은 메이커 그로스팀에서 각각 담당하고 있는데요. 두 팀 모두 브레이즈를 메인 CRM 툴로 활용하고 있고, 팀 내에는 캠페인 기획자뿐 아니라 세팅을 전담하는 실무 인력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요.
주영: 기술적인 설정이나 이벤트 연동, API 세팅은 서비스팀과 협업해서 진행하는 구조예요. 브레이즈라는 동일한 툴을 중심으로 팀 간 유기적인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길태: 서포터 관점에서는 다양한 펀딩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유저에게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제안할지가 CRM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예요. 또한 리텐션 지표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민경: 서비스 기획 관점에서는 유저가 결제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요. 예를 들어 리워드를 확인하고도 결제하지 않거나, 탐색 중 앱을 떠난 유저에게 다음 탐색을 유도하는 흐름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주영: 메이커 쪽에서는 프로젝트 등록부터 완료까지의 모든 단계마다 필요한 안내가 다르기 때문에, 각 단계에 맞춰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펀딩 등록 후 체크리스트 안내, 종료 후 스토어 입점 유도 등 각 단계에 맞춰 메일이나 LMS로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는 구조로 운영 중입니다.
길태: 브레이즈는 저희가 도입한 지 이제 4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내부 리소스만으로 모든 마케팅 메시지를 직접 개발해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유저 리텐션을 계속 관리해 나가기 위해 브레이즈를 도입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기에는 펀딩 완료 유저에게 유사한 카테고리의 프로젝트를 한 번 더 추천하는 식으로 단순한 후속 액션 중심의 CRM을 운영했어요. 하지만 이런 접근만으로는 유저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어내기가 어려웠고, CRM 고도화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졌습니다.
캠페인 단위로 운영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브레이즈의 캔버스 기능을 활용해 유저의 흐름을 기준으로 메시지를 구성하고자 했고, AB180 컨설팅팀으로부터 ‘AARRR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한 전체 퍼널 설계 제안을 받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유저 풀 퍼널 관점에서 CRM을 고도화하자”라는 내부 논의의 출발점이 되었죠.
길태: AARRR 프레임워크는 Acquisition(유입), Activation(활성화), Revenue(수익), Retention(재방문), Referral(추천)이라는 다섯 단계로 구성된 유저 여정 모델입니다. 이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서포터와 메이커 각각의 라이프사이클을 정의하고, 어떤 전환 지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설계해야 할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전환 이벤트를 정량적으로 정의하는 AARRR 프레임워크 덕분에 유저 여정을 하나의 플로우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이탈 지점에 맞는 CRM 액션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길태: 일반적인 커머스 서비스는 회원가입 자체가 결제를 위한 첫 단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와디즈는 조금 다릅니다. 유저들이 단순히 프로젝트를 둘러보기 위해서도 회원가입을 하다 보니, 가입부터 펀딩까지 이어지는 전환 여정이 훨씬 길고 복잡한 편이에요. 특히 ‘오픈 예정’부터 시작되는 펀딩 사이클이 통상 4주 가까이 이어지는데, 이 안에서 유저의 관심을 유지하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메시지 설계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단순히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푸시보다, 시점별 행동 데이터에 맞춘 정교한 흐름이 필요했습니다.
주영: 메이커 쪽에서도 AARRR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고도화하고 있는 단계인데요. 마찬가지로 일반 커머스와 달리, 펀딩 기간 안에 프로젝트 시작 전, 진행 중, 종료 이후까지 메이커가 유저와 관계를 이어나 가야 하는 과제가 있어 그에 맞는 콘텐츠를 발송하고 있어요. 특히 펀딩이 끝났다고 CRM이 끝나는 게 아니라, 제품 발송 팁이나 새소식을 활용해 서포터와 소통하는 법 등 콘텐츠 가이드를 적절히 제공해야 해요.
길태: 가장 큰 챌린지는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서비스 API와 데이터 자산이 브레이즈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관심사 기반 개인화 메시지 설계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던 점입니다. 기존에는 개별적인 상품 데이터만 활용했었는데요. 문제는 상품 판매 기한이 정해진 펀딩 특성상, 수동으로 세팅하는 과정에서 타이밍을 놓치거나 많은 리소스가 소모되는 일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컨설팅을 통해 브레이즈의 커넥티드 콘텐츠 기능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캠페인을 자동화할 수 있었고, API를 호출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가 크게 확장되면서 이런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컨설팅팀에서 기존에 사용되고 있던 AP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별도 개발 공수가 들어가지 않았고, 적재적소에 활용 가능한 Liquid 문을 제공한 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브레이즈를 중심으로 서비스 팀과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기 때문에, 새로운 CRM 전략이 와디즈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영: 가장 큰 챌린지는 메이커의 여정을 퍼널 형태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 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과거에는 단일 캠페인으로 특정 시점에 리마인드 메시지를 보내는 정도였는데, 메이커의 모든 여정 흐름으로 설계하게 되면서 메시지 전략 전체가 바뀌었어요. 신규 메이커, 반복 참여자, 실패 혹은 성공 경험자 등 메이커 유형별로 필요한 가이드를 정교하게 설계한 결과, 반응률이 향상되고 성과 측정도 명확해졌습니다.
길태: 이번 컨설팅을 통해 와디즈가 얻은 가장 큰 변화는 유저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관통하는 CRM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AARRR 프레임워크를 도입한 이후, 브레이즈의 캔버스를 기반으로 유저 여정 전체에 걸친 연속적인 메시지 흐름을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또한, 관심사 기반의 메시지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유저가 마지막으로 본 카테고리, 찜한 프로젝트, 알림 신청 내역 등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보다 정교한 큐레이션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죠. 특히 카테고리 내 인기 프로젝트나 랭킹 상품 기반의 추천은 첫 결제 전환율 25% 달성, 재결제 전환율 20% 달성, 신규 리텐션 38% 증가, 결제 건수 40배 증가 등 전환 성과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개선 효과를 보였고, 유저 경험 전반이 개선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민경: 기존에는 찜, 알림 신청, 결제 등 결제 중심의 이벤트만 활용했다면, 이제는 친구가 관심 있는 프로젝트 추천이나 지지 서명 등 와디즈 고유의 커뮤니티 기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의 CRM은 단순 구매 유도가 아니라 관계 기반의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굉장히 큰 전환점이었어요. 와디즈의 기조 자체가 펀딩을 중심으로 한 팬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데 있다 보니, 이번 고도화는 기술적 확장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주영: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건, 메이커의 전체 여정에 맞는 퍼널을 처음으로 시각화했고, 거기에 맞춰 CRM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입니다. 메이커의 경우 호흡이 길어 단기간 성과를 바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기반 위에서 계속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길태: 왓츠앱, 라인 등 해외 유저에게 익숙한 메시징 채널을 브레이즈에 연동하는 작업을 현재 AB180과 논의하며 진행 중입니다.
민경: 덧붙여 브레이즈 내에서 국내 캠페인과 글로벌 캠페인을 어떻게 명확히 분리하고 운영할지 구조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주영: 향후에는 해외 메이커까지 와디즈에 입점해 프로젝트를 개설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현재 웹을 통해 일부 프로젝트는 이미 운영 중이고, 5월 21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와 마케팅이 함께 고민하는 구조가 생긴 것, 그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과거에는 서비스와 마케팅이 서로 분리되었다면, 이제는 브레이즈가 가능한지를 서비스 측에서 먼저 검토하고, 그 결과를 마케팅과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협업 흐름이 자리 잡았어요. 또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데이터에 브레이즈를 항상 포함해서 논의해요.
길태: 요즘 마케팅 흐름 자체가 외부 유저를 대규모 예산으로 끌어오는 방식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와디즈도 마찬가지고요. 무작정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기보다는 이미 확보한 약 600만 명 규모의 유저 자산을 어떻게 더 잘 움직이게할 것인가가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펀딩 특성상 가격 경쟁력을 활용하기 어려우니 유저의 맥락을 더 정교하게 읽고, 관심 기반으로 콘텐츠를 큐레이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주영: 메이커 쪽에서는 활동성을 높이는 전략을 더 정밀하게 다듬고 있어요. 실제로 운영을 해보면 푸시 없이 메이커분들이 내부 소통 창구를 인지하거나 참여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진입 동기를 만들어주는 CRM 전략에 계속 힘쓸 계획입니다.
길태: 만약 떨어지고 있는 지표가 있다면 그것만 살펴보기보다, 유저 여정 천체를 흐름으로 그려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어디에서 이탈이 생기는지를 파악하고, 구간별로 어떤 메시지가 필요한지 설계해야 제대로 된 CRM 전략이 가능해요. ‘고객 여정 지도’를 그려 유저의 퍼널을 구조화해본 적이 없다면, CRM 전략을 다시 점검해볼 시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저희 와디즈 CRM팀은 함께할 동료를 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캠페인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저 여정을 함께 설계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의미 있는 액션을 만들어가고 싶은 마케터라면 꼭 한번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