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 서비스 ‘글램’의 프로덕트 총괄(Head of Product)를 맡고 계신 큐피스트(Cupist)의 이경진님을 인터뷰했습니다. 글램은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을 토대로, "전세계에 사랑을 채우는 유니콘"이라는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글램의 프로덕트 전략 및 마테크 솔루션 Amplitude & Braze 활용과 관련한 인사이트를 지금부터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큐피스트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 서비스 글램의 프로덕트 총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진입니다. 큐피스트에는 다섯 번째 멤버이자 회사의 첫 데이터 분석가로 합류했습니다. 현재 조직 내 데이터 팀 리더를 겸하고 있습니다.
글램은 프로덕트 그룹과 마케팅 그룹,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조직으로 나뉘어집니다. 저는 그 중에서 프로덕트 그룹의 책임자로, 글램의 목표 달성을 위한 프로덕트 사이드의 전략 수립과 실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조직은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엔지니어, 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로 구성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큐피스트는 프로덕트에 미쳐 있는 회사입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매출과 같은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지표에만 매몰되기 쉬운데, 저희는 어떻게 하면 유저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을까를 질문하면서 계속적으로 문제를 풀어 나갑니다. 대표님을 포함하여 전사 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UX에 관심이 많고,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눕니다.
두 번째로, 큐피스트는 데이터를 잘 다루는 회사입니다. 회사에 데이터 분석가의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표님의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가 출신인 제가 프로덕트 조직을 리딩하다 보니 적재적소에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것을 데이터로 결정하는 것이 곧 데이터를 잘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정량적인 데이터가 잘 나오지 않더라도 직관에 기반하여 ‘한 번 도전해봐도 좋겠다’는 방식의 의사결정도 좋은 의사결정일 수 있다고 봅니다. 큐피스트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이같은 데이터와 직관 사이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큐피스트의 데이터 분석가들은 서비스 기획과 개발 등 실질적인 프로덕트 개선에 주로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프로덕트 개발은 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이루어지는데요. 각 프로젝트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가 반드시 포함되어 서로 크로스 펑셔널하게 협업합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디자이너와 함께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탄한 가설을 만들고, 실험의 디테일을 완성합니다. 알고리즘 등 서비스 코어 로직의 경우, 데이터 분석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을 직접 주도하기도 합니다. 개발 과정에서는 의도한 연산이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엔지니어와 함께 검증하고, 릴리즈 후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모니터링합니다. 마지막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가설에 대한 결과를 분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가가 가장 먼저 프로젝트의 결론과 후속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토대로 프로덕트 매니저와 함께 추후 진행할 프로젝트 아이디어들을 도출하게 됩니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가는 제품 개선 프로세스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로스는 크고 작은 실험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실험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은 필요합니다. 저는 실질적으로 유저들에게 가치를 주는 방향의 실험을 하고 싶어서, 문구나 버튼 등 GUI 레벨에서의 소규모 실험보다, 유저들의 제품 경험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큼직한 기능 위주의 실험을 많이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면, 단순히 유저의 시선을 끌어 구매 전환을 촉진하는 장치를 추가하기보다는 유저들이 구매를 하고 싶다는 근본적인 마음이 더 들게끔 하는 새 기능을 개발해 보는 거죠. 이 과정에서 예를 들면 ‘프로필을 더 잘 노출시킬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만들면 유저들이 더 많이 구매를 하지 않을까?’ 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실험을 설계해 나갑니다.
당연하게도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추천해 주는 것과, 신뢰할 만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을 잘 찾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전자의 경우 ‘원하는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모든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과제일 텐데요. 여기에서 유저의 데모그래픽 데이터부터, 이미지 분석을 통해 추출해낸 정보, 유저가 입력한 이상형 조건, 좋아요나 연결 등 앱 내 활동을 통해 파악한 유저 실제 선호 데이터 등을 골고루 활용합니다. 국가나 성별,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보편적인 성향과 문화 특성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각각의 개인화된 취향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데이트 관점에서 유저의 이상형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찾습니다. 이상형과는 반대로, ‘이런 사람은 절대 안돼!’ 라고 유저가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도 살펴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유저들은 그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니까요. '이 유저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하는 질문 뿐만 아니라 '상대방 또한 이 유저를 좋아할까?'하는 예측도 반드시 함께 합니다. 두 유저가 서로 호감을 보내 연결이 되어야 진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기능이지만, MBTI 성격 유형에 기반한 매칭 기능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모, 직업, 키 같은 조건들 이외에 새롭고 의미 있는 변수로서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MBTI 지표를 도입하게 된 것인데요. MBTI 기반으로 궁합이 좋은 성격 유형과의 매칭을 유도했습니다. 이에 대한 성과 데이터를 보니, 매칭 수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더라도, MBTI를 기반으로 매칭을 유도했을 때에 매칭 성공률은 더 높았습니다. 성향이나 가치관과 같은 정량화하기 어려운 요소들도 충분히 매칭의 요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팅 앱 특성상, 유저 이탈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프로덕트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앱에서 나가거나, 글램에서 커플이 되어 앱을 탈퇴하는 경우죠. 사실 이 부분은 리텐션 측면에서 딜레마입니다. 고민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탈하는 경우가 커플이 되어서 앱을 탈퇴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후자는 크게 고려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가는 사람들의 Why에 보다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리텐션을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탈을 막기 위한 어떤 대단한 전략이 있는 건 아닙니다. 결국 유저들이 우리 앱에서 원하는 것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고 그들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 좋은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고,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이탈하지 않습니다. 물론 유저마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적은 상이할 것입니다. 어떤 유저는 연결이 안 되더라도 현실세계에서 잘 만나지 못하는 좋은 외모를 가진 사람을 보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고, 실제로 만남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까운 사람과 매칭되고 싶어하는 유저도 있습니다. 이 서로 다른 니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유저 풀을 확보하기 위한 유저 관리와, 그들을 유저들에게 잘 보여주기 위한 알고리즘 고도화 측면에서의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큐피스트는 ‘사랑의 욕망을 충족시킨다' 라는 비전 하에, 2025년까지 전세계에 그러한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글로벌 유니콘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크게는, 유저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글램이 아직 제대로 건드려보지 않은 영역인 CRM 측면에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려고 계획중입니다. 최근 Braze 솔루션을 도입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제가 큐피스트에 처음 입사했을 당시, 당연하게도 데이터 인프라조차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쿼리를 돌려서 유저 수나 좋아요 수와 같은 데이터를 단순하게 집계만 해서 사내에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구성원들이 신기함을 느낄 정도로, 데이터에 대한 전사 이해도도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는 지금과 달리 데이터에 기반해서 무언가를 개선하는 작업이 전문화되어 있지 않은 시점이었죠. 하지만 풀고자 하는 문제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더 건강하게 좋은 실험들을 많이 진행하고자 하는 니즈가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결정적인 계기는 회사의 목표가 분명해졌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회사가 그저 생존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모두가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생존 단계를 넘어선 시점에서, 회사의 존재 이유와 비전에 대해 구성원들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까지 글로벌 유니콘이 되자는 가시적인 목표가 세워진 후에는, 당장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해 낼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데이터 분석가, 특히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가는 좋은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내가 데이터를 분석해서 결론을 내고, 이에 기반해서 실제로 회사가 전략을 실행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부담을 언제나 안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영원히 가져가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회사의 큰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보니, 보다 정확한 분석 결과와 좋은 인사이트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낍니다.
이를 가장 크게 체감한 순간을 꼽자면, 매칭 알고리즘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결심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재설계했던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매칭 알고리즘은 데이팅 경험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이기에, 큰 변화를 강행하는 것이 가장 두렵고도 까다로운 부분에 해당합니다. 더군다나 오늘날 제품을 Lean하게 실험하고 검증하며 개선해가는 것과 달리, 당시에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방식의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로 인해 무엇인가 잘못되면 서비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릴리즈하는 전날에 잠이 안 오더라구요.
현재는 프로덕트 총괄 역할을 맡고 있어 이제 데이터 분석 실무는 별로 하지 않지만,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데이터 분석가로서 가지고 있던 고민과 현재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이 무엇인가와 연결이 되는 선행지표를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데이팅 앱의 본질은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 사람들과 연결이 되고, 재미있는 대화를 한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유저들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하고 있는지는 좋아요라는 액션을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 단순히 좋아요 이벤트 개수보다, 서비스를 처음 경험한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한 유저가 어느정도인지를 주로 살펴봅니다. 또한 연결과 관련된 지표들이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마찬가지로 연결 건 수보다는, 몇 명의 유니크 유저가 연결을 경험했는지를 주로 봅니다. 소수의 유저들이 많은 연결을 경험하는 것보다, 보다 많은 글램 유저들이 누군가와 연결되는 것이 훨씬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데이터 인프라를 잘 구축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서비스의 특성을 잘 반영해서 우리 조직에 맞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는데요. 다른 프로덕트 애널리틱스 솔루션과 Amplitude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인하우스에서 직접 관리하는 인프라를 만들 것인지, 또는 써드파티 솔루션을 도입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글램은 큼직큼직한 변화가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프로덕트여서 이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웨어하우스 등 일반적인 방식의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면 프로덕트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현실적인 고민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글램에게 필요한 것은 비용을 조금 더 감수하더라도 편하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프로덕트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Amplitude를 도입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습니다. Amplitude 실제 도입시 아무래도 비용적인 부담이 있다 보니, “투입되는 비용 대비 유의미한 성과를 충분히 낼 수 있을까?”와 관련한 리스크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Amplitud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현재, 그 고민은 완전하게 해소되었습니다. 투입되는 비용 그 이상의 아웃풋을 확실히 가져다주고 있어요.
요약하자면,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표현해서, 한 달에 걸려서 할 일을 1~2일만에 하게 되었다고 느낍니다.
먼저 데이터 팀 관점에서는, 데이터 분석가가 실질적인 데이터 분석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데이터 분석가가 데이터 추출과 전처리에 드는 시간의 비중이 너무 커서, 결과 데이터를 가지고 실제로 분석을 진행하고 고민하는 데 리소스를 많이 투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Amplitude를 도입한 후에는 데이터 분석가에게 같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분석 자체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확실히 확보되어서 데이터를 통해 뽑아낼 수 있는 인사이트의 깊이가 더 깊어졌습니다. 또한 기존에 데이터 팀에서는 단순 데이터 확인과 관련하여 타 부서의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모든 구성원이 Amplitude를 통해 손쉽게 원하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니 데이터 팀의 부담이 절감되었고, 다른 부서 구성원들도 데이터 확보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어 업무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전사적으로, 프로덕트 개선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금요일에 릴리즈를 하고 주말에 데이터가 쌓이면, 월요일에 데이터를 확인하고, 당장 무엇을 실행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말 그대로 정말 데이터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사 데이터 리터러시가 상승하면서, 데이터 기반 실험 문화 뿐만 아니라 나아가 UX 리서치와 비즈니스 전략 수립까지 보다 깊이있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큐피스트는 데이터 분석가 뿐 아니라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터, 그리고 C-level에 이르기까지 전사 구성원들 전반에 걸쳐 Amplitude를 활용합니다. 전체적으로, Amplitude에 매일 접속하는 구성원이 50%는 됩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부서는 데이터 팀, 디자인 팀, 마케팅 팀 정도입니다.
앞서 데이터 팀에서는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어떤 지표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기획하고, 로그 설계, 로그 추가, 로그 정합성 검증, 기능 정상적인 동작 여부 확인, 결과 데이터 확인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에 참여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글램 서비스 업데이트가 일주일 간 OS별로 2회 이상 있고, 서버 사이드에서도 업데이트 릴리즈를 꽤 자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5가지 이상의 변화가 생기는 셈입니다. 지난 주 릴리즈된 업데이트 사항에 대해 Amplitude에 각각 대시보드를 만들어서 진행 현황을 모니터링합니다. 또한 돌아가고 있는 A/B 테스트에 대한 지표도 함께 모니터링하는데,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 최근 릴리즈된 업데이트와 연관이 있다면 이를 해당 부서에 공유하여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프로덕트 그룹 전체 단위로 보면, 인터뷰나 설문조사와 같은 유저 리서치 프로세스에 데이터 분석가 뿐 아니라 디자이너도 함께 투입됩니다. 유저 리서치를 통해 디자인적으로 검증하고 싶은 가설이나 인사이트가 생기면 실제 데이터가 말해주는 사실은 어떤지 확인하여 크로스 검증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도 기획 단계에서 Amplitude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에서는 User Acquisition 측면에서 채널별 유입 성과를 보는데, 어트리뷰션 툴에서는 특정 채널이나 콘텐츠로 유입된 사람들이 앱 내에서 하는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데이터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 때, 이 데이터를 좀 더 풍부하게 활용하고 싶을 때 Amplitude를 활용합니다.
마지막으로, 디버깅을 위한 로그들도 Amplitude에 적극적으로 넣고 있어서, 엔지니어들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볼륨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기는 하지만, 특정 기능이 불안정한 경우, 반응 속도가 느린 경우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도록 사소한 로그들도 Amplitude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글램 서비스는 한국 유저가 주를 이루기는 하나, 글로벌 유저들도 사용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국가별로 네트워크 속도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퍼포먼스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Amplitude로 국가별, 통신사별 데이터들을 편리하게 확인합니다.
C-level에서는 DAU, 결제액 등 거시 지표에 관심이 많아 Amplitude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Amplitude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하게도 공감하실 것 같은데, 이벤트 세그먼트나 퍼널을 만들고, 바로 코호트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유용합니다.
저의 경우, 개별 유저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User Look-up 기능을 분석 측면에서 굉장히 잘 활용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아이디어는 여기에서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리텐션이나 퍼널 전환율과 같은 큰 지표들만 보다 보면, 여러 유저의 다양한 성향과 니즈를 간과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User Look-up 기능을 활용하면 유저 한 명 한 명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보니, 그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인사이트의 출발점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로, Notebook 기능이 매우 유용합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데이터 분석 결과 문서를 작성할 때 판단에 대한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분석에 활용한 데이터 차트들을 Notebook에 추가해서 깔끔하게 표현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직 운영과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 릴리즈 히스토리를 차트로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어 생산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퍼널 전환율을 높이는 것은 모든 회사가 당면한 과제일 겁니다. 글램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 과제에서, Amplitude의 도움을 얻어 가입 전환율을 10배 이상 상승(6% → 80%)시킨 성공적인 그로스 사례가 있습니다. 글램이 해외 특정 지역에 진출할 당시, 앱을 최초 실행한 후 가입까지 완료하는 가입 전환율을 한 달 내에 10배 이상 상승시켰습니다. 한국 시장에는 유저도 많고, 큐피스트 구성원들 대부분이 데이팅 앱 타겟인 2030 연령층이라 인사이트가 풍부한 데 반해, 해외 시장은 그렇지 않아서 해외 진출시 어려움이 있습니다. 해당 지역 시장의 경우, 가입 전환율이 한국의 10%밖에 되지 않아 난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언어나 생활 방식, 연애 문화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문제의 원인과,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 분석가, 엔지니어가 머리를 맞대고 Amplitude를 구석구석 살펴보았는데요. Amplitude에서 이벤트를 수집할 때 통신사, 기기 정보, 이벤트 간 전환에 걸리는 시간 등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메타 정보들 덕분에 아래와 같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해당 지역에서는 한 페이지가 로딩되기까지 20~30초가 걸리는 수준일 정도로 네트워크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지역에는 USIM이 없는 기기를 쓰는 사람들의 비중이 커서 전화번호 인증으로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유저가 많지 않았음을 발견했습니다. 설령 전화번호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는 통신사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통신사 네트워크 퀄리티에 따라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인증 코드가 제대로 수신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슈들은 사전에 저희가 세울 수 있었던 가설의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시점이 Amplitude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였는데, Amplitude가 없었다면 이 문제들을 발견하고 지표 개선을 이루기까지 최소한 3개월은 걸렸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CRM은 프로덕트와 마케팅의 접점에 있는 영역이기에, 두 조직 모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입니다. 프로덕트와 마케팅 조직이 CRM 마케팅 방안에 대해 매주 긴밀하게 논의하고 협업합니다. Braze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주체는 CRM 마케팅 매니저, 디자이너,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 매니저입니다.
Braze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영역은 푸시 알림입니다. 소셜 서비스 특성상 글램 유저들은 좋아요 발송이나 채팅 메시지 등 유저 간 인터랙션에 관한 알림에 가장 많이 반응합니다. 그래서 서비스 운영자 관점에서 보내는 메시지보다는, 유저 간 발생하는 인터랙션 알림에 대해 Braze를 활용하여 더 생동감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가장 많이 고민합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Braze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프로덕트 그룹에서는 리서치를 위해 유저들에게 설문조사나 인터뷰 요청을 할 때에 Braze를 사용합니다. CS 조직에서는 Braze를 활용해 공지사항이나 글램 유튜브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알림을 보내는 등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다. 또, 유저들에게 커스텀 프로모션을 적시에 제공해주기 위한 실험들을 Braze로 많이 진행한 바 있습니다.
Braze도 Amplitude와 마찬가지로 프로덕트 그룹이 주체가 되어서 도입하게 되었고,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니즈가 있었습니다.
먼저, CRM 마케팅을 통해 인게이지먼트를 강화하는 전략을 시도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유저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변화들을 중심으로 큰 기능 단위의 제품 개선을 많이 해 왔는데, 그 외의 영역에서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개발 리소스 없이도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항상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기 위한 실험에 기능 개발이 수반되었는데, 개발 리소스가 필요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Braze를 도입한 현재는, 개발자의 도움 없이도 예를 들어 ‘가입 도중에 이탈한 사람들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서 돌아오게끔 하는 캠페인’을 진행해볼 수 있습니다.
글램 서비스 특성상 푸시 알림을 많이 보내게 되는데, Braze를 통해 어떻게 푸시 알림을 최적화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Liquid 기능이 굉장히 유용합니다. Braze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글램이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프로덕트다 보니, 지역마다 언어나 타임존이 달라서 CRM을 할 때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Braze에서는 Liquid 코드를 활용하여 다국어, 타임 존 대응을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Liquid는 처음에는 생소할 수 있지만, 조금만 공부하면 정말 잘 쓸 수 있는 강력한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에 집중하는 것, 유저 경험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지속한다는 것이 글램이 더 좋은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데이팅 앱 자체가 수익성이 높은 카테고리다 보니 매출 지표만 더 높이기 위해 과금을 더 유도하는 전략에만 신경쓰게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글램이 유저들에게 현재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가? 지금 사람들은 어떤 만남을 하고 있지? 코로나로 인해 데이팅 문화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Z세대는 결혼에 대한 열망이 적은 것 같던데 그들은 어떤 만남을 원할까?’ 와 같은 꾸준한 고민들을 토대로 큼직한 실험들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저들이 어떻게 하면 만남을 더 쉽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어떤 것들이 정말 유저들에게 재미있고 의미있게 느껴지는지 잘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특히 기존과는 상이한 데이트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젊은 층 유저들을 대상으로, 넥스트 제너레이션 데이팅 앱으로 잘 거듭날 수 있는 좋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의 만남을 재밌고 쉽게 해주는 글램, 전 세계에 사랑을 채우는 회사 큐피스트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조직 성장의 선례를 만들고, 더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완성하여 데이터 업계에 기여하고 싶은 것이 데이터 분석가 출신인 저의 욕심입니다.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하신다면 큐피스트에 언제든 놀러 오세요. 마지막으로, 누군가 Amplitude 도입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고민 말고 그냥 질러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